추석의 긴 연휴를 맞이하여 1박 2일로 국내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먼저 지역부터 정했는데요. 제가 정한 지역은 경상남도 지역이었습니다. 경남을 정한 이유는 바로 우포늪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포늪은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습지로, 한번 멸종했던 따오기를 보호하고 번식하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또한 지역 농민들의 생계에 큰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학술적, 경제적, 생태학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전 평소에 자연이나 동물 보는 걸 좋아해 우포늪도 꼭 가보고 싶었어요. 게다가 무료 가이드도 신청할 수 있으니 개꿀이었습니다.
하지만 우포늪의 위치는 창녕…. 경기도에 사는 저에게는 너무나도 멀었습니다. 결국 근처에서 하루 자야 했는데요. 우포늪 안에도 숙박업소가 있었지만 가격이 좀 비싸더라고요. 가까우면서 괜찮은데가 어디 있나 찾다가, 차로 30분 거리에 부곡온천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부곡온천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우포늪에 가서 가이드를 받으며 관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추석 1박 2일 여행 – 부곡온천
부곡온천은 창녕에 있는 대표적인 온천입니다. 엣날부터 있던지라 만들어진지 꽤 된 곳인데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찾으며 특히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갑니다.
부곡온천 주위로 여러 숙박업소들이 있는데요. 저는 부곡크라운이라는 곳에서 하루를 지내기로 했어요.
실제로 가보니 좀 낡은 건물에 커다란 모텔…? 같은 느낌…? 그래도 뭔가 90년대에는 이게 최신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물? 느낌이었습니다.
블로그들을 찾아보니 수영장에서 놀기도 하고 하던데… 난 단순히 하루 자러 간거라 수영장까지 가진 않았지.
왜냐믄 화장실에 이렇게 큰 욕조가 있기 때문에.. 성인 두명 혹은 어린이 3명 정도는 들어가서 놀아도 될 정도였음.
물 냄새를 맏아보니 확실히 수돗물이 아닌 온천수였습니다. 물이 부드러운게 느껴졌어요.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도 온천수!! 욕조에 물 받을 동안 샤워하고 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목욕하면서 핸드폰을 하니 정말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요. 한 20분 하니까 덥고 답답한 느낌이 들어 나왔지만요.
콸콸 나오는 온천수… 당근 물온도도 나에게 딱 맞게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도 재밌겠지만 이렇게 욕조에서 나만의 시간의 갖는 것이 전 더 좋더라고요. 참고로 버블바스 같은 건 넣지 않았습니다. 온천에서 버블바스라니!!! 물 자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그런걸 넣으면 소용이 없죠.
베드 컨디션은 최상입니다. 아주 깔끔하고 포근합니다. 에어컨 켜서 실내를 시원하게 한 다음 이불 안으로 들어가면 딱 맞습니다.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것 저것 먹어서 널부러져있긴 한데…. 괜찮죠? 2인이 묵기에도 좋습니다.
이게 부곡크라운에서 가장 저렴한 방이었는데요. 가격은 1박에 12만원 입니다.
누워서 잘라고 하는데 이 웬 걸, 어디서 쿵쿵쿵 소리가 나더니 여자의 비명소리가 ㅋㅋㅋ 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네… 방음이 하나도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부곡크라운의 유일한 단점…! 바로 방음이 안 된다!!
너무 시끄러워서 얘네가 문을 열고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복도에도 나가보았는데요. 복도에선 아주 조용했습니다. 방 안에서만 그렇게 잘 들리는 것이었어요.
남자가 흥얼거리며 샤워하는 소리, 이 닦는 소리 까지 모조리 들렸습니다. 마치 제 3의 일행과 함께하는 기분이랄까.
가격이 12만원 이었는데 이 돈을 내고 저런 소리를 듣고있자니 열이 매우 받더라고 ㅋㅋㅋㅋㅋ 다행히 금방 끝나더라고요.
추석 1박 2일 여행 – 우포늪 관람
이렇게 다이나믹한 밤을 보내고 아침 8시에 우포늪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부곡크라운에서는 조식도 나옵니다. 토스트, 잼, 커피를 원하는 만큼 많이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컵라면 자판기도 있어 출출하면 컵라면을 먹을 수도 있었어요. 나름 알찬 구성이었습니다. 방음만 잘 됬더라면… 예….
아침 일찍 도착한 우포늪 주차장. 부곡온천에서 우포늪까지는 차로 한 30분이 걸립니다. 제가 간 날이 일요일이었는데요. 일요일 아침이었는데도 차들이 꽤 주차되어 있었어요.
우포늪 주차장은 아주 넓습니다. 대형 소형 나뉘어져 있으며 공간이 충분해 대고 싶은 곳에 대면 됩니다. 참고로 실외주차장만 있습니다.
우포늪의 마스코트는 바로 따오기 입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멸종되었던 따오기를 중국에서 들여와 번식에 성공하여 한국에 정착시켰습니다. 앞으로 나오겠지만 우포늪 안에 따오기 센터를 만들어서 보호와 번식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우포늪은 자전거를 타고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진 않았지만 필요하신 분들 가격표 참고하세요.
이른 아침부터 자전거를 빌리려는 사람들이 꽤나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 자전거를 타고 우포늪 전체를 둘러볼 순 없습니다. 우포늪이 진짜 크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약 1시간 거리에 반환점이 있습니다. 그 반환점까지만 찍고 다시 돌아와야 합니다.
우포늪 전체를 보는 방법은 걸어서 가는 방법밖엔 없는데요. 무려 3시간이 걸린답니다.
우포늪 편의점입니다. 물이라도 사볼까 하고 가봤는데 아직 문을 열지 않았더라고요. 너무 일러서 그런가.
대신 이렇게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약간 경계하긴 하지만 도망가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만져볼랬더니 손을 대니 도망갔습니다….
여기는 생태관광 안내소입니다. 주차장 바로 앞에 있습니다. 가는 길이나 모르는게 있으면 여기서 물어보면 됩니다. 전 여기서 만나 투어를 시작하는지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생태관까지는 좀 더 들어가야 했습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큰 건물을 찾았는데… 으잉?
이게 뭐여 사람?? 시체??? 사람이 빠졌다???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그냥 동상 이었다… 너무 리얼하게 만들어 놓아 진짜 사람같아 보였던 것 이었습니다. 아니 뭘 이렇게 만들어 놓는거여 그것도 메인 생태관 앞에??
이렇게 큰 건물 앞 연못에 저렇게 동상이 있었어요. 여기서 알아봐야 했다 경상도의 광기를…
우포늪 생태관은 우포늪을 소개하는 거대한 테마관으로 1층, 2층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엄청 깔끔하고 시원해서 들어가자마자 천국을 맛봤습니다. 역시 에어컨이 최고야.
우포늪의 전경을 미니어쳐로 만들어 놓은 것.. 불이 연두색으로 들어와 이쁘더라고요.
이건 우포늪 바닥을 형상화한 모형입니다.
실제 밟을 수 있는데요. 발이 푹신푹신하니 재밌었습니다. 이런 늪바닥을 헤치고 다니면서 조개나 물고기 등을 잡아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1층 전시관의 전체적 모습.
우포늪을 보전하려고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쓰레기매립지 건설 반대 부터 람사르 협약에 가입하기까지 어떤 일들을 겪어 왔는지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람사르 협약이란 자연자원과 서식지의 보존, 현명한 사용을 위한 국제협약입니다. 습지자원에 대한 보존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24개의 습지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우포늪도 그 중 하나입니다.
우포늪에 사는 생명체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역시 킹라니는 없는 데가 없군요.
삵, 여러가지 새도 있었는데 저는 멧밭쥐를 찍었습니다. 왜냐면 귀여우니까.
우포늪의 자생식물과 새들 입니다. 왜가리우스를 보고 싶었는데 여기는 백로의 나와바리 더군요. 백로과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림자를 누르면 해당 생물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오우~ 이런거 오랜만이라 재밌네요. 이것저것 눌러보았습니다.
모두 어린이들이 즐기라고 만들어 놓은 건데 가보면 어린이들은 관심 없고 어른들이 더 재밌어 한다니까요.
그리고 우포늪을 개울처럼 조성해 놓은 건데… 조명과 어우러져 이쁘다 하는 순간
눈에 이상한 게 띄었습니다. 가운데 있는 저게 뭐지?
바… 바께쓰? 왜 바께쓰가 전시관 한복판에 있는 거여???
아니 ㅋㅋㅋㅋㅋㅋ 너무 눈에 잘 띄이잖아.
청소하다가 실수로 놓은 건가 아님 환경오염을 표현한 것인가…. 아님 저 바께스에 생물을 잡아 넣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가.
입구에서 사람같은 마네킹이 있을 때 부터 알아봤어야 했어 ㅋㅋㅋㅋ
그 옆에는 각종 동물들의 모형이 있습니다. 수리부엉이가 눈에 띄네요.
그리고 이건 웬 연장들이여.
왜 뺀찌며 낫, 송곳이 있는 것인가.
곰곰히 생각하며 읽어보니 다양한 새들의 부리를 저런 공구들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저어새는 주걱으로, 따오기는 부리가 낫처럼 휘어져 낫으로, 청둥오리는 잘 집으니 집게로… 그런데 참새가 뺀찌인데 흰꼬리수리가 핀셋이야?
의문을 뒤로 하고 2층으로 가는 길.
위에서 보니 더욱 적나라하게 보이는 파란 바께스. 저건 환경오염이 분명하다.
2층의 전경입니다. 이것저것 체험형 전시관으로 만들어 놓았더군요.
버튼을 누르면 현지 어르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순도 100%의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우포늪에서 노젓기 체험!
재밌어 보영 나도 하고싶어!!!
하지만 꼬맹이들이 비키지 않아 포기하였다.
그리고 실제 생물들을 키우는 어항도 있습니다.
드렁허리? 요즘은 쉽게 볼 수 없는 물고기군요.
이렇게 생긴 물고기입니다. 뱀 같지만 뱀이 아니라 비늘이 없는 물고기라네요. 이게 통풍에 좋은가 해서 많이들 잡아먹었다고.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는 영상관도 있습니다. 앉아서 쉬기 딱 좋았어요.
우포늪 생태전시관에는 노약자와 어린이를 위한 휠체어와 유모차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베리굿~
그리고 한쪽에는 이런 안내데스크 같은 것이 있습니다.
관광책자가 있네요. 음 함 볼까 하고 펼쳤더니
Nothing inside.
뭐지 왜 백지지.
아하 점자였군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책자였습니다.
생태관 내부를 이리저리 보다 보니 어느덧 따오기투어 시간이 되었습니다. 같은 시간대 예약한 다른 분들과 같이 갑니다.
우포늪과 주변 늪 이름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가이드님. 우포늪의 우가 소 우자 더라고요? 높은 곳에 가서 내려다보면 소가 물을 마시는 형상이라 그렇게 붙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다른 늪들도 많았는데요. 작은 늪들까지 모두 합쳐 우포늪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늪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톤이 파스텔톤에 고즈넉하니 길이 되게 이쁘더라고요. 그리고 사람이 다니는 길은 다져져서 딱딱한데 옆길을 밟아보면 푹신푹신한게 퇴적토가 느껴졌습니다.
우포늪 탐방 크루. 저 노란색 옷 입은 아저씨가 궁금한게 ㅋㅋㅋ 엄청 ㅋㅋㅋ 많으셔서 ㅋㅋㅋ가이드님이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입니다.
가는 길 옆에는 이렇게 산소도 있습니다. 우포늪 일부는 사유지라 저렇게 묘도 있고 성묘도 오고 그런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늪 특성상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가는 길보다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우포늪 전경. 한국 아닌 외국 같더라고요.
습도가 얼마나 높은지 볼 수 있는 사진. 이런 모습은 일본에서만 봤는데…. 실제 전경도 일본 같습니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시골길을 보는 것 같았어요.
사진찍는 사람들. 사진으로 보면 좀 칙칙해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이쁩니다. 세상에 늪이 이쁘다고 느껴질 줄이야.
식물을 설명해주시는 가이드님. 저 이파리 뒤에 공기주머니가 붙어 있어 물 위에 둥둥 뜬다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와 사진찍는 사람들. 배경이 이뻐서 어디서나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빛이 비치는 우포늪.
뷰리풀 하네요.
가이드님이 찍어주신 뒷모습입니다. 앞모습은 못 올리겠어… 습도가 너무 높아 머리가 산발이 되고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쭉 가다 보면 따오기 복원센터가 나옵니다. 걸어서 약 20분 걸리는데요. 중간중간 멈추어서 설명도 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느라 40분 넘게 걸렸던 것 같습니다.
복원센터가 꽤 큽니다. 사람이 가까이 가면 날아오르는 따오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넓은 곳에서 사육되는 따오기들. 얼굴이 새빨갛고 부리가 휘어져 있습니다. 날개를 피면 안쪽이 핑크색이 돌아 무척 이쁩니다.
겁이 많아 사람이 조금만 큰 소리를 내도 놀란다 하더라고요.
폰카의 한계.
멀리 바닥에도 앉아있는 따오기들. 한 때 멸종했던 애들이 이렇게 복원되니 좋네용. 더 수가 많이 늘어나서 백로처럼 동네 하천에도 흔히 보이는 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따오기 새장(?)을 지나면 이렇게 따오기 복원센터 전시관이 나옵니다.
들어가면 이렇게 따오기 둥지가 있습니다. 실제 따오기 둥지를 고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물을 뜨기 바쁘고….
따오기 복원센터 내부. 따오기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이 있었습니다.
오 인공부화 체험이라.
알을 만져주면 온도가 올라갑니다. 너무 온도가 올라가면 덥다고 뜨더라고요. 그러면 손을 떼면 다시 온도가 내려갑니다.
부화 성공.
이야 밥도 주네요?
따오기 새끼에게 먹일 만한 재료를 믹서에 넣고 섞어 이유식을 만들어 봅시다.
쫙껄릿이 있네요? 넣어보자.
물똥을 싸고 실패했습니다. 양식은 안 좋아 하니.
따오기 전시관을 끝으로 투어가 모두 끝났습니다. 약 두 시간에 걸친 아주 알찬 투어였어요. 가이드분이 너무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설명도 잘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공짜 투어인데도 내용이 아주 좋았어요. 더우신데 땀 뻘뻘 흘리며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석 1박 2일 여행 마무리
처음 해 본 추석연휴 1박 2일 여행이었는데요. 총평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곡 온천 숙소는 깨끗하고 좋다
- 하지만 방음이 안 된다
- 우포늪은 매우 넓으며 무료 투어가 알차다
- 외국을 보는 기분이라 한번쯤 가보는 것이 좋다
- 독특한 경상도 감성
- 여름엔 매우 습하고 더우니 겨울에 가자
다음 여행은 어디로 갈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