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나오는 것을 보고 갑자기 국뽕이 차올랐습니다. 저 위대한 문화유산이 한국에 있다니 죽기 전 반드시 보겠다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팔만대장경을 볼 수 있나 검색해봤더니 예약을 해야 하더라고요? 그냥 아무나 가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팔만대장경을 볼려면 한 달 전 해인사 홈페이지에 가서 투어 예약을 해야만 합니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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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실물 보는 법
1. 해인사 팔만대장경내부 사전예약 탐방제 신청
이 웹사이트에서 팔만대장경 사전예약 탐방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들어가면 위와 같은 캘린더가 보이는데요. 팔만대장경 관람 가능한 날짜와 시간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볼 수 있네요.
그런데 색이 회색으로 비활성화가 되어 있는데요. 해인사 팔만대장경판 관람예약은 매주 월요일 정오 12시에 오픈되며, 대기타고 있다가 딱 12시에 들어가 클릭해야 합니다.
인기가 꽤나 많기 때문에 빨리 마감되니 보고 싶으신 분들은 시간을 꼭 맞추어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2. 팔만대장경 투어 주의사항
1) 한 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
대장경판 관람은 이번주 월요일에 예약한다고 다음주에 바로 볼 수 없습니다. 관람객 조절을 위해 한 달 전에 예약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금이 9월이니 지금 예약한다면 10월에 볼 수 있는 것입니다.
2) 끈나시, 레깅스, 노출이 심한 옷차림 금지
해인사는 절 이죠. 어떤 종교지를 가던지 반팔, 민나시, 슬리퍼의 옷차림은 적절치 않습니다. 미니스커트나 레깅스같은 노출이 심한 옷도 안 됩니다. 유럽 성당에 들어가는 것도 이렇지요.
3) 대장경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안 됨
대장경판은 단순 유물을 넘어 신성시 되는 문화재이기 때문에, 함부로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불경한 행동입니다. 예수상이나 성모마리아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대장경판이 보관된 곳으로 들어갈 때에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들어가야 합니다.
3. 시간에 맞춰 해인사 방문
1) 해인사 주차장
해인사에는 넓은 주차장이 곳곳에 있습니다. 팔만대장경판을 보러갔다면 최대한 일주문 가까이 주차하는 것이 좋은데요. 차를 몰고 입구까지 가서 대장경판투어 하러 왔다면 들여보내줍니다. 차를 몰고 언덕길을 올라가 가장 처음 보이는 주차장에 주차합시다.
2) 해인사 일주문 위치
투어를 선택했다면 해인사 일주문에서 스님과 만나야 하는데요. 일주문은 절에서 가장 맨 처음 입구에 해당하는 문입니다. 해인사 입구쪽으로 가면 커다란 비석이 큰 나무 옆에 있는데 여기에 마이크를 찬 스님과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일주문을 지나 입구까지 계단을 열심히 올라갔었죠… 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것이 일주문입니다.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죽 걸어가면 되는데요. 일주문에서부터 해인사까지 거리가 꽤 깁니다.
중간중간 이런 거목들이 있습니다. 죽은 나무도 있고 산 나무도 있는데요. 하나같이 몇백년은 묵은 고목들이었습니다.
가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어른들만 있는지 알았는데 어린이들도 있고, 외국인들도 꽤 많았습니다.
해인사 정문입니다. 여기를 통과해서도 또 계단을 꽤 올라가야 합니다.
계단이 높이가 높아 올라가기 꽤 힘들었습니다. 옛날사람은 키도 작은데 왜 이리 계단을 높게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니 경주 불국사에 갔었을 때 불국사 계단이 엄청 높아 올라가는데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남쪽지방 특징인가…?
계단 위에서 바라본 입구. 입구까지 가는데 가이드 해주시는 스님이 이것저것 설명해 주십니다. 그냥 지나갔으면 몰랐을 해인사의 특징이나 여러가지 면모들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래서 가이드투어가 중요해요.
이건 해인사의 문지방입니다. 딱 봐도 엄청 오래되어 보이죠?
수많은 사람들이 들낙거려 아치형으로 패였습니다. 저는 여기로 계단따라 땀을 뻘뻘흘리며 올라왔는데 알고보니 옆쪽으로 경사로가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예…
해인사 경내 입니다. 엄청 넓습니다. 그리고 해인사 입구에 들어가면 바로 있는 것이 기념품샵과 카페입니다ㅋㅋㅋ 딱 봐도 엄청 돈이 많은 부자 절 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하긴 이름값이 있는데 수 많은 사람들이 시주를 엄청 하겠죠?
경내 옆으로 가면 이러 종과 현판이 걸려있는 누각이 있습니다. 여기서 스님이 종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십니다.
뭐라 유익한 설명을 많이 들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 하여튼 옹기종기 모여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경내를 가로질러 가운데 부분에 오면 이렇게 등들이 달려있는 곳이 있습니다.
화려하네요? 얼마 후 무슨 행사라 등 달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이 등들이 둘러싼 가운데에는 탑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돌탑입니다.
이 석탑의 층수를 세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보통 몸통부분으로 보이는 큰 단부터 세는데요, 그게 아니라 바닥부터 세는 거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위의 석탑은 바닥 단부터 세서 7층 석탑입니다.
앞에서 설명하시는 스님. 사람과 비교해 보니 탑이 꽤 큰 것이 느껴집니다.
설명을 끝나고 사람들과 이동했는데요. 옆의 계단이 가파른 것 보이시나요?
다행히 이렇게 ㅋ 경사로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노쇠한 분들이 많아서 경사로가 꼭 필요하겠더라고요.
위로 올라가면 대웅전같은 메인 법당이 나오는데요. 이상하에 현판 사진 하나만 있고 다른 사진이 없네요. 안 찍었나??
고종황제와 흥선대원군이 와서 쓴 현판도 있었는데…. 사진이 없네 어디갔지.
여하튼 감상을 말하자면 위의 현판은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입니다. 그리고 아래쪽으로 기다란 현판들이 있는데요. 확실히 흥선대원군이 글씨를 잘 썼 더라고요.
아들인 고종황제는 9살때 쓴 것과 성인이 되서 쓴 것이 있었는데, 9살때 쓴 것은 확실히 어린이가 쓴 듯한 느낌이 났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로 가는 문입니다.
경내에서도 꽤나 고지대에 위치 해 있었습니다. 아래 계단들이 꽤나 가파르고 길어 노인들이 올라가기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아쉽게도 대장경판은 촬영금지 ㅠㅠ 입니다. 내부가 엄청 오래된 느낌이 나서 꼭 찍고싶었는데 아쉬웠습니다. 통창으로 뚫려진 건물 안에 수천개의 금속 판들이 책처럼 꽂혀 있었는데요, 2층을 이룰 정도로 양이 엄청났습니다.
보관소 내부는 엄청 청결하고 시원하며 쾌적했습니다. 마치 에어컨 온습도 조절을 틀어 놓은 상태에서 온도만 좀 높은 느낌? 여름이라 엄청 더웠는데 푹푹 찌는 느낌이 전혀 안 나 신기했습니다.
대장경판 보관소 내부 바닥도 일반 돌이 아니라 모래를 단단히 압착시켜놓은 바닥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발을 끌으면 깎여나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관람 시 신발을 끌으며 걷지 않도록 주의를 들었습니다.
그나마 나온 뒤 찍었던 보관하는 건물들입니다. 대장경판을 보관하는 건물은 몇 채가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나무창살이 설치된 창문들이 보이죠? 저 안에 있는 것이 모두 경판입니다.
가이드를 들어보니 스님들이 경판을 진짜진짜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중국, 일본에 전혀 비할 바 아닌 한국만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문화유산임을 강조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이건 신선이 되어 날아갔다는 신라의 문관 최치원의 동상입니다. 최치원이 해인사에 있던 고목에 앉아있다가 신선이 되어 날아갔다 하더라고요. 그 나무가 최근에 태풍인가 뭔가에 맞아 부러져서 의자로 바꾸고 그 위에 최치원 동상을 세웠답니다.
최치원이 해인사와 연관이 있을 줄이야… 흐음…
4. 해인사 밥 먹기
투어가 끝나면 스님께서 밥을 주십니다. 해인사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거대한 식당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쭉 줄을 서 있더라고요.
참고로 밥은 공짜입니다. 기부함이 놓여있으니 내 마음에 따라 기부금을 내면 됩니다. 저는 천원 넣었습니다.
밥을 기다리는 사람들.
기다리면서 찍은 셀카. 너무 더워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해인사에서 먹는 밥이라니… 무슨맛일까 두근두근. 절이니 만큼 양념이 하나도 안 된 산나물과 밥 이런 것이 나오겠지? 절밥을 먹어보는 것이 처음인지라, 미디어에서 주로 나오는 오향채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건강식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받은 밥은ㅋㅋㅋ 그냥 회사 급식이랑 똑같았습니다 ㅋㅋㅋㅋ
식초, 고춧가루, 초고추장이 팍팍 들어간 무침나물과 김치 오이냉국이 나왔습니다 ㅋㅋㅋㅋ 게다가 짜다!! 매우 짜다!!!
그나마 김치가 국산이라는 것이 위로가 되더라고요….
물론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남으면 부처님이 불벼락을 내릴 것 같아사요. 맛은 크게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ㅋㅋㅋ
팔만대장경 실물 마무리
1) 진짜 멀다
저는 경기도에서 갔으니 당연히 멀었지만, 경남권 사는 사람이 가기에도 쉽지 않을 정도로 멉니다. 산속으로 꼬불꼬불 어이진 길을 몇 키로나 가야 하기 때문에 운전 난이도가 꽤 높습니다. 저는 살면서 한번만 가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ㅋ
2) 진짜 부유한 절이다
절이 부유한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경내도 넓고 카페도 잘 되어 있고 기념품샵도 엄청 큽니다. 저는 불교신자도 아니고 딱히 끌리는 게 없어 사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해인사 커피는 꽤 비쌉니다.
그리고 방문한 사람들에게 무료 식사를 나눠 줄 정도라니… 정말 큰 절이었습니다.
3)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많이 해 놨다
절이 죄다 나무다 보니 아무래도 화재에 취약합니다. 게다가 대장경판 뿐만 아니라 불상들도 엄청난 문화재기 때문에…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해 장치를 많이 해 놓았습니다. 부처님 아래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불이 나면 바로 불상이 지하 4층으로 내려가면서 방화벽이 3중으로 닫힌다 하더라고요 ㅋㅋ 이거 사도 출현한 네르프 아니냐 ㅋㅋㅋㅋ
4) 팔만대장경은 진짜 대단하다
맨날 TV에서 보다가 실물을 보자 감동이 밀려 들어왔습니다. 경판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요. 상태가 어찌나 좋은지 마치 어제 만들었다고 믿어도 될 정도의 퀄리티였습니다. 천년 가까이 된 경판이라곤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어요. 오탈자도 거의 없고, 수천개의 경판이 마치 도서관처럼 빽빽하게 꽂혀 있는 걸 보자 이건 누구에게도 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이랑 일본이 이 대장경판을 엄청 탐내 가져가려고 했다던데… 지금까지 잘 보존해 준 해인사 스님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가까웠다면 좋았을 걸… 너무 멀어서 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제일 큰 단점이네요. 해인사 끝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밑에 테마파크도 조성되어 있는 등 볼거리가 많으니 한번쯤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