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촌 언니를 만나 수다를 떨었습니다. 언니는 임신 3주차인 완전 초기 임산부였는데요. 신나게 수다를 떨다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라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언니도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저는 제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는지 불안했는데요. 안절부절 하는 저에게 언니는 태연히 눈물을 닦으며 원래 임신초기에는 감정기복이 심하고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웃으며 혼자서도 감정 주체가 안되 회사에서도 막 울고, 너무 눈물이 나면 차에 혼자 나와 앉아있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집에 가서 신랑이 TV를 보고 있으면 더 짜증이 솟구치면서 신랑에게 너무 서운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이유가 없어 어디다 풀 데도 없고 혼자 감당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임신초기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도 걸리고 그런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물어봤는데요. 언니와 주변인들이 말해준 효과있는 방법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임산부 스트레스 해소법
가벼운 운동
사촌언니는 아직 임신 초기라 좀 조심해야 하지만,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섰다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산책, 임산부 요가 등 몸에 무리 가지 않는 선에서
드라마 정주행
사촌 언니가 많이 하는 방법인데요. 못 봤던 옛날 드라마나 미드를 정주행 하는 것입니다. 시간도 잘 가고 너무 재밌어 우울한 틈이 없다고 합니다.
취미 갖기
뭔가 손으로 사부작거리는 취미를 갖는 것도 좋습니다. 언니는 보석십자수를 하다가 목과 어깨가 아파 그만 두었긴 한데요, 계속 손으로 사부작거릴 수 있는 취미를 찾아 나서는 중입니다. 주변에서 직접 했던 취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집순이 스타일 임산부 취미>
- 손뜨개로 인형, 옷, 모자 만들기
- DIY 명화 그리기
- 독서 하기(만화책 포함)
<바깥순이 스타일 임산부 취미>
- 원데이 클래스 도장깨기
- 박물관 전통공예, 여성문화센터 체험 신청하기
- 연극, 공연 보러 가기
- 타로 카드, 사주 재미로 보러다니기
맛있는 음식 먹기
평소 먹어보고 싶었는데 거리상, 시간상 어려워 못 갔었다면 이참에 먹어보는 겁니다. 사촌 언니는 평소 성심당에 가고 싶었는데 멀어서 못갔었는데요. 임신 초기 심심하고 할 일도 없던 찰나 혼자서 다녀왔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몸이 받쳐 줘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합니다. 무조건 절대안정이 필요한 임산부라면 돌아다니는 것은 무리겠지요. 혹은 입덧이 너무 심해 하루 종일 오심에 시달린다면 취미는 커녕 앉아 있는 것도 힘드니까요. 하여튼 모든 임산부 님들 화이팅 입니다.
임산부 스트레스와 남편
남편은 임산부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여하튼 공동책임자(?)입니다. 아내는 우울감과 스트레스로 눈물바람인데 남편이 라면 먹으면서 TV보고 있으면 그렇게 복장이 터진다고 합니다. 사실 남편은 그냥 평소대로 있는 건데…
그래서 남편이 아내가 임신했을 때 잘 챙겨줘야 합니다. 임신초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내를 둔 남편의 행동강령은 아래와 같습니다.
얘기하고 싶은 것 같은 얘기 들어주기
아내가 남편을 붙잡고 뭔가 말하고 싶어 하면 듣고 있읍시다. 얘기하는 주제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냥 아내가 말할 상대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먹고 싶어 하는 것 같으면 사주기
아내가 입덧이 없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나, 먹고 싶은게 있는지 물어보고 사옵시다.
집안일 맡아서 하기
내 퇴근시간은 집에 도착 한지 2시간 후 라고 생각합시다. 즉 집에 도착해 바로 옷 벗고 쉬는 게 아니라, 옷 입은 채로 1시간 또는 두시간 동안 집안일을 하는 겁니다. 설거지 거리가 있으면 설거지 하고, 건조대에 빨래가 말라 있으면 빨래 개고, 쓸고 닦고를 다 하고 옷을 벗는 겁니다.
아기용품에 관심 갖고 아내와 대화하기
아기가 나오면 필요한 물건이 뭐가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이것을 주제로 아내와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보통 이런건 아내가 혼자 생각하곤 하는데요. 남편이 참여하면 고민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어 좋아할 겁니다.
임신초기 임산부 스트레스 정리
이렇게 임신 초기 임산부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임신 스트레스는 아기가 나와야 없어지는 거라 사실 별다른 해결책이 없습니다. 최대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수 밖에요. 물론 아기가 나오면 육아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만ㅋㅋ 아직 안 나왔으니까요.
정리하자면 임신초기 스트레스 관리법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와 집 밖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모두 골고루 해보는 것이 최고겠습니다.
이미 많이 하고 있는 뜨개질이나 그림그리기 부터 가벼운 운동, 문화 생활, 무언가 배워보기 까지 전반적으로 관심을 갖고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몸에 무리가 안 가는 선에서 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상으로 임신초기 스트레스에 대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