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여행2] 강릉항 주차장 가격, 울릉도에서 혼밥하기, 독도새우, 친절한 울릉도민들


새벽감성으로 울릉도 배편을 예매한 지난날… 바로 다음날 떠나는 것으로 예매했으니 바로 짐을 싸야 했습니다. 새벽에 밀린 집안일을 다 하고, 백팩에 1박 2일 짐을 챙기고 5시에 차에 올라 강릉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시외버스로 가려고 했었는데요. 그러려면 강릉항 근처에서 무조건 1박을 해야 다음 날 배를 탈 수 있었습니다. 시간상 도저히 불가능해 자차를 몰고 출발했습니다.

[울릉도 여행1] 울릉도 배편 예약하기 (강릉항 출발, 울릉도 저동 도착)

[울릉도 여행3] 울릉도 택시기사, 민박집 아침, 1박 2일 울릉도 여행 경비



강릉항 주차장 가격

5시에 출발했는데도 강릉항에 도착해 보니 12시 30분… 1시 출발까지 30분이 남았었습니다. 여유롭게 출발했다고 생각했는데 딱 맞게 나온 것이었어요. 거의 다 도착해서야 주차장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차를 몰고 강릉항에 온 건 처음이라 어디에 주차해야 하는지, 그리고 돈을 내야 하는지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강릉항 들어가는 입구가 바로 주차장 입구였습니다. 그리고 주차장은 공영주차장으로 무료 였습니다…. 정말 다행이죠….

주차는 대충 하고 싶은 곳에 세우면 되었습니다. 문을 잘 잠근 것을 확인하고, 잊은 건 없는지 체크한 후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강릉항 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무척 쉽습니다. 그냥 바다쪽으로 가면 됩니다. 사람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가면 자동으로 나옵니다.


아침 7시 27분인데도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작은 매점도 있는데 일하시는 분이 손님들 요구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더라고요.

저는 멀미약을 하나 사먹었습니다. 참고로 강릉항에서 파는 멀미약 엄청 씁니다… 진짜 써요.


그리고 받은 표. 전날에 받은 모바일 승선권과 신분증을 같이 보여주자 바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분증 필수입니다. 모바일 승선권이 있어도 신분증이랑 같이 제시해야 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배를 탈 때도 마찬가지로, 표와 신분증을 같이 제시해야 합니다.


타기 전 뒤를 찍은 사진입니다. 사람 엄청 많죠? 거의 다 어르신이고 젊은이는 없었습니다. 여행 온 듯한 독일인 여성 3명이 자기 몸 만한 텐트를 메고 있는걸 빼면요. 하긴 어떤 젊은이가 평일 아침에 울릉도를 가겠습니까…


딱 8시가 되자 페리가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수평선을 보자 진짜 여행하는 느낌이 나면서 두근거렸습니다.

날씨도 엄청 맑고 바다도 잔잔해 배가 흔들리는 느낌이 거의 없었습니다. 파도가 셀까봐 걱정했는데, 멀미약 괜히먹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온했습니다.


도착한 울릉도. 시간은 3시간 20분으로 예상도착시간보다 20분이 초과되었습니다. 처음 1시간 정도는 잤는데 그 뒤의 2시간은 너무 지루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도착 하자마자 서로 내리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왜 배 타면 할일 없다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울릉도에서 혼밥 하기

도착하자마자 너무 배가 고파 항구 바로 앞의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들어간 곳은 울릉도 전주식당이라는 곳이었습니다. 가장 크고 사람들도 있길래 들어갔는데요. 사실 들어갈 때 까지만 하더라도 ‘혼밥이 될까?’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유튜브에서 혼자 오는 여행객은 안 받는다는 이야기를 봤던 기억이 있어서요.

그런데 실제로는 1인 여행객도 식사가 가능했습니다! 모든 메뉴가 다 되는건 아니고, 홍합밥, 소라밥, 나물밥 이 정도로 가능했습니다. 저는 소라밥을 주문했고 사진처럼 나왔습니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잘 챙겨 주셨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명이나물… 울릉도가 명이가 유명하죠! 좋아하는 반찬이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른 밑반찬들도 모두 맛있었어요.


또 시골밥상의 별미가 바로 직접 끓인 미역국인데요. 전혀 짜지 않고 구수하니 맛있었습니다.

소라밥에 소라가 얼마나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ㅋ 많더라고요. 예~ 전에 아버지 친구분이 울릉도 가서 홍합밥을 시켰었는데 밥을 다 먹고 나자 맨 밑바닥에 홍합 2개 붙어있었단 소리를 듣고 긴장했었거든요. 그런데 충분히 소라가 들어있어 맛있었습니다.


소라와 들기름, 깨, 김가루를 넣고 비벼먹었습니다. 소라 자체도 양념되어 구워져 있어 짭잘하니 맛있었어요. 앞에 있는 간장을 조금씩 섞어가며 비벼먹었었습니다.

양이 꽤 많아 다 먹는데 고생했어요.


쓸어버린 밥상.

미역국이 너무 맛있어 다 먹고 싶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 남겼습니다. 저것까지 다 먹었으면 좋았을 걸.



친절한 울릉도민들

다 먹고 나가기 전 찍어본 식당 안….먹었으니 이제 잠자리를 알아 볼 차례…. 이번 여행은 완전 무계획으로 온 거라 숙소도 예약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배편을 끊은 시간이 밤 11시라 전화를 할 수도 없었어요.

밖으로 나가 식당 옆의 잡화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민박이라고 써져 있었거든요. 가격을 물어보니 4인 룸에 20만원이었습니다. 1인실은 없냐고 문의하니 4인 기준만 한다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옆으로 와 민박이라고 써져 있는 다른 집에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할머니께서 계셨는데요. 저를 보시자 아이구 젊은 아가씨가 하며 반겨주시더라고요.

다정한 할머니셨지만 역시 방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리시더니 방이 있는지 물어봐 주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닛 이것이 울릉도 인심이란 말인가… 감동 그 자체 였습니다.

결국 할머니의 도움으로 방이 남은 민박집을 알아 낼 수 있었습니다! 민박집 할머니께서 제가 있는 곳으로 오신다고, 방 안쪽에 앉아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무진장 친절하셨어요.

할머니 방에 10분 정도 앉아서 오가는 사람 얘기 근황얘기 혼자 다니면 안무서운지 등등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커피도 권해주셨는데 제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던 지라 못 마셨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기다리자 제가 묵을 민박집의 주인할머니께서 오셨습니다. 그 분을 따라 숙소로 갔어요.


올라가는 길이 좁은 계단이었습니다. 직사각형모양의 세칸짜리 집이었는데 한 칸은 할머니께서 사시고 두 칸은 민박을 치는… 그런 구조였어요.


꽤 아찔 ㅋㅋ 높진 않았지만 할머니께서 왔다갔다 하시긴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튼 덕분에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울릉도 관광을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 가기로 결심한 곳은 내수전 몽돌해변이었습니다. 이유는 별다른 것이 없었습니다. 걸어서 20분으로 갈 만 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참고로 울릉도는 버스가 하루에 7번, 1시간 반 마다 한대씩 오기 때문에 시간을 놓치면 타기가 힘듭니다. 그렇다고 택시 부르기엔 좀 아까운 느낌이 들어 걸어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가는 길에 발견한 옛날슈퍼. 감성 낭낭하구요.


슈퍼 앞에 블루베리도 있길래 찍어보았습니다. 울릉도에도 블루베리 나무가 있구나….


가다가 발견한 오징어 축대. 엄청 많은 오징어들을 나무에 꿰어 말리고 있었습니다.


이야 친근하군요. 여기서 동족을 볼 줄이야.

말리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는지 다들 촉촉했습니다.


이게 마르면 육지에서 먹는 그 마른오징어가 되는 거겠죠? 걷다 보니 이런 광경도 보는군요.


계속 걷는 중…. 6월이라 해가 중천에 뜨자 무진장 더웠습니다. 게다가 차들도 꽤 많아서 걷는데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날만 안 더웠으면 충분히 걸을만 한 길인데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도 걷다 보니 이런 풍경이. 말로만 듣던 투명하고 맑은 울릉도 바다입니다.

항구 바닷물은 탁했는데 해수욕장 쪽으로 가니 바로 맑네요.


우와우와우. 내려가고 싶었지만 길이 없었어요. 계속 입구를 찾아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전 발견. 한자로 써져 있는 한국전력공사 간판이 엄청 낡았네요.


계속해서 보이는 절경. 수평선 너머가 희끄무레한데 저게 다 해무입니다. 저기를 뚫고 배를 타고 온 거죠.

눈 앞에 펼쳐진 망망대해를 보고 있자니 진짜 집에서 멀리 나왔다는 실감이 납니다. 쾌속선을 타도 세시간 반 걸리는 거리를 옛날사람들은 어떻게 왕복했을까 요.


드디어 발견했습니다. 내전리해수욕장…. 하지만 눈에 보이기만 할 뿐 아직 가야 하는 길은 한참 남았으니…. 이미 제 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숨은 턱끝까지 차올라 죽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내려가니 드디어…!


몽돌해변에 도★착★ 진짜 너무 힘들었다… 이런 동글동글한 돌들이 많이 몽돌해변이라 부른다.

사진 찍지는 못했지만 몽돌해변으로 내려가는 데크가 있는데, 땅과 데크 사이 드리워진 작은 그늘 틈새에 일인용 텐트가 빽빽히 쳐져 있었습니다. 해변가에 텐트 피칭 장소가 몇 군데 있었지만 그늘 하나 없는 강렬한 햇볕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들어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들어간 몽돌해변 바다는 넘나리 시원했습니다. 원래 몸에 물 적시는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자외선에 구워지다가 바닷물에 발을 딱 담그는 순간 천국처럼 느껴지더이다.



뜻밖의 등산 봉래폭포

물놀이를 마치고 살기위해 아이스크림을 주문했습니다. 숙소 근처까지 다시 걸어왔거든요.

이제 나이먹어서 땡볕에 못 걸을 줄 알았는데 아직 안 죽었구나 내 체력….


달콤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울릉도 사장님들이 다 젊더라고요. 할머니들이 하는 숙소나 잡화점 빼면 모두 MZ로 보였어요.


그 다음은 택시를 타고 봉래폭포로 이동했습니다. 버스가 있다곤 하지만 어차피 걸어 올라가야 했고 언제 올 지도 모르겠고(가장 큰 이유) 게다가 걸어가자니 너무 멀었거든요.

택시는 잡기 쉬웠습니다. 어디든 있었어요. 특이한 점이라면 전부 SUV라는 것? 울릉도가 산이 많고 길이 험해서 그런가.


택시 타고 도착한 봉래폭포 입구입니다. 봉래폭포는 입장료가 있습니다. 현장발권 2천원, 네이버예약으로 발권하면 1800원입니다. 당일도 네이버로 가능해서 저는 바로 네이버로 표를 구매해 들어갔습니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만 들어가면 풍혈이 나옵니다. 풍혈 이거 그거 아닌가 이누야샤


알고보니 차가운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동굴이었습니다. 울릉도에는 이런 풍혈이 곳곳에 있다고 합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진짜 찜질방 냉방에 온 것 처럼 아주 시원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아주 자리잡고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저도 한 20분 앉아있으니 컨디션이 정상으로 회복되더라고요. 진짜 이런게 자연적으로 존재한다니 완전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올라갑니다…. 위로 쭉쭉.

거리가 꽤나 됩니다.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입구에서 이렇게 멀 줄 몰랐어. 멀었으면 안 갔을거야.

옆에 계곡이 흘러 시원하긴 했지만 뭐합니까. 길이 자체가 먼데.


숲은 멋있었습니다 네네.


간신히 폭포가 보이는 곳에 도착해 바닥에 주저앉아 쉬었습니다. 진짜 헐떡거리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길을 마주보고 노려보고 있자 올라오는 사람들이 흠칫거렸습니다.


게다가 신발이 쓰레빠였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작살난 내 발 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끝이 아닌 거시다. 올라가라고 지어 놓은 다리가 있었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가 포토스팟이구나.

올라간다 포토스팟.


본다 폭포.

올라온 보람이 느껴지는 길고 아름다운 폭포였습니다. 어째 사진은 느낌이 잘 안 사네요.


사진찍느라 정신없는 사람들. 날씨가 아주 좋아서 사진도 잘 나왔어요.


주변사람에게 부탁해서 찍었던 사진… 최선을 다해 찍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네네

사진 찍고 한참 쉬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올라갈 땐 엄청 길게 느껴졌는데 내려올 땐 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발은 엄청 아팠지만… 매표소까지 기어 내려와 콜택시를 불러 다시 숙소 근처로 돌아갔습니다.

콜택시는 비슷한 거리를 갔는데 6천원 냈습니다. 그냥 잡아타는 택시는 4천원 냈는데…. 뭐 그렇다고요…


숙소 근처 해산물집에서 산 독도새우. 이만큼에 6만원 냈습니다. 총 13마리였나 12마리였나…. 서비스로 2마리 더 주셨으니 15마리에 6만원인 셈입니다. 한마리에 4천원 꼴이니 괜찮은건가요? 잘 모르겠네요 ㅎㅎㅎ

하여튼 튀김을 주문하자 기름도 새것으로 데워서 신선하게 튀겨주셨습니다.


말로만 듣던 독도새우. 크기가 커다랗고 통통했습니다. 근데 간장을 안 주셨어 ㅋ 그냥 딱 새우만 주시더라구요. 손으로 잡고 머리부터 꼬리까지 다 먹었습니다.


근디 양이 너무 많아 혼자서는 다 못 먹을 것 같아 주인 할머니와 나누어 먹었습니다. 할머니도 독도새우는 처음 드셔보시는지 놀란 표정을 하셨습니다.

한마리에 얼마인지 물어보시고 처음엔 세 마리만 드시더니 두 마릴 더 드셨습니다. 입맛에 맞으시는 것 같았어요.

새우가 크기가 커서 몇 마리만 먹어도 배가 차더라고요. 나누어 먹었는데 반 밖에 못먹었습니다. 나머지 반은 내일 먹으려고요.


새우를 드리자 커피를 타주시는 주인 할머니 ㅋㅋㅋ 믹스커피까지 마시자 오후 5시가 되더라고요. 더 나갈 기운이 없어 그대로 잠들었습니다.



이렇게 울릉도 여행 1일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내일 오후 1시에 배를 타고 나가는 일정인데요. 과연 오전에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냥 누워 뒹굴 것인가. 2탄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