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 초기증상 무시했다가 실려간 후기


고등학생 때 맹장염 때문에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습니다. 무려 중간고사 보다가요. 사실 시험날 아침 때부터 슬슬 배가 아프긴 했었는데 초기증상을 무시했다가 벌어진 대참사였습니다.

다행히 학교에서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집에 와서 데굴데굴 구르다가 119를 불렀습니다. 당시 할머니밖에 안 계셨어서 도움을 청할 어른이 없어 아찔했었는데요. 병원에서 검사해 보니 맹장이 땡땡 부어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진짜 터지기 직전에 실려와 뱃속이 엉망이 되기 전에 수술할 수 있었습니다.



맹장염 초기증상

맹장염 초기증상은 급성이냐 만성이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나타납니다.


1. 급성 맹장염 초기증상

급성 맹장염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맹장염으로 갑자기 격렬한 복통이 찾아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데굴데굴 구르는 그것인데요. 구체적인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윗배가 불편하고 소화가 안 되는 기분

2)소화제를 먹어도 계속 아픔

3) 멀미하는 듯한 미슥거림

4) 구토를 여러 번 함

5) 통증이 점차 아랫배로 내려옴

6) 손으로 오른쪽 아랫배를 꾹 눌렀다 떼면 아픔

7) 위의 모든 과정이 하루 안에 일어남


제 케이스가 바로 급성맹장염 이었습니다. 아침에 배가 아팠는데 무시하고 학교 갔다가 마침내 병원으로 간… 아침 8시부터 아프기 시작해 저녁 6시쯤 수술 받았으니 장장 10시간 동안 복통에 시달린 것이죠.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습니다.


2. 만성 맹장염 초기증상

사실 만성 맹장염에는 초기증상이랄게 없습니다. 오랫동안 아팠다 안 아팠다를 반복하다가 어떤 계기로 맹장임을 알게 되는 것인데요. 만성 맹장염인 사람 특징이 어릴 때부터 복통이 잦아 배가 아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증상을 잡아내가 어렵습니다.

1) 소화불량과 아랫배 불편함이 며칠 지속됨

2) 어릴 때부터 복통이 잦았던 경우가 많음

3) 이것도 곧 지나가겠거니 하고 참음

4) 실제로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느낌

5) 하지만 곧 다시 시작되고 몇 주 ~ 한 달간 지속됨

6) CT 찍어봐 그때서야 맹장 염증 발견

7) 수술 권고 받음


위의 과정이 만성맹장염에 해당하는 증상입니다.

만성 맹장염은 은근 참을만(?) 하기 때문에 안 해도 되지 않나…?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방치하면 맹장염이 심해져 주변에 염증을 퍼트려 복막염으로 진화하는데요, 복막염에 걸리면 장기를 감싼 막에 염증이 생겨 치료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립니다.

만약 주변 장기로 퍼짐이 없이 딱 맹장에만 염증이 있다면 운이 좋은 것입니다. 의사가 권할 때 빨리 수술해 없애버립시다.



맹장염 자가진단 하는 법

맹장염은 자가진단이 불가능 합니다. 수술 했던 사람 경험담을 들어 봐도 내가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이죠. 

보통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맹장이라고 하는데, 대장염이나 골반염인 경우도 있습니다. 아랫배는 워낙 많은 장기가 밀접하게 붙어있기 때문인데요. 복통이 일어나더라도 맹장인지 아닌지는 CT를 찍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배를-감싸고-무릎꿇고-엎드린-남성
맹장염



복강경으로 하는 맹장 수술

옛날에는 맹장 바로 윗부분의 피부를 칼로 절개해 맹장을 떼어내어 피부에 4~5cm정도의 흉터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기술이 발달해 복강경 내시경 시술로 맹장을 떼어냅니다.

복강경 수술은 수술이 필요한 부위에 0.5~1cm의 작은 구멍을 내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합니다. 카메라로 수술 부위를 관찰하면서, 길고 가느다란 기구를 삽입하여 딱 원하는 부위만 절제하는 수술인데요. 출혈이 적고 흉도 작게 남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복강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겁니다. 배를 절개하고 수술하면, 하는 도중 필연적으로 주변 장기를 밀어내고 뒤적거리게(?) 됩니다. 이러면 봉합 후 장기가 원래 자리를 찾느라 스트레스성 통증에 시달리는데요. 이게 진짜 아픕니다. 밤에 잠도 못 이루고 계속 진통제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복강경은 작은 구멍으로 내시경과 절제기구만 들여보내기 때문에 장기를 덜 건드려 수술 후 복통이 덜합니다.

게다가 옛날에는 칼로 째고 환부를 호치캐스로 박아놓았는데… 복강경은 작은 구멍만 뚫리니 환자의 시각적인 충격도 줄어듭니다.

복강경-수술하는-일러스트
복강경 수술

복강경 수술이 간편하긴 하지만 수술은 수술이기 때문에 회복에 신경써야 합니다.

완전히 회복하기 전 까지는 술과 담배를 자제하고 무리한 활동을 하지 않으며 환부가 곪지 않도록 관리가 필수입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2차 감염이 생겨 환부가 아물지 않고 고름이 흐를 수 있습니다.

2차 감염에 걸리면 환부를 다시 뜯어 내부를 소독하고 다시 봉합하는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고생을 세 배로 하게 되니, 꼭 주의사항을 명심하고 상처가 덧나지 않게 합시다.



맹장염 초기증상 정리

맹장염은 초기에는 소화불량, 위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요. 곧 통증이 하복부로 퍼지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찾아옵니다.

급성 맹장염일 경우 위의 증상이 빠르게 일어나 바로 병원으로 가기 때문에 초반에 수술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만성맹장염은 복통이 생겼다 가라앉았다를 며칠에 걸쳐 반복하고, 또 당사자도 어릴 때부터 잦은 복통에 시달렸던 경험이 많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수술시기가 늦어지게 됩니다.

염증이 생긴 장기를 방치해 봤자 좋을 리가 없습니다. 게다가 맹장은 급성이든 만성이든 한번 생기면 터질 일 밖에 안 남기 때문에 발견 즉시 최대한 빨리 제거해야 합니다.

요즘은 복강경 수술로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 할 수 있으니, 너무 고민하지 말고 통증에서 벗어나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맹장염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