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인을 만났는데 묘하게 살이 빠진 것 같아 살빠져서 예뻐졌다고 립서비스를 했습니다. 그런데 웬 걸. 맹장수술을 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전혀 듣지 못한 터라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1주일만에 바로 출근했다는 말을 듣고 더 놀랐습니다.
친구는 어릴 때부터 소화기관이 좋지 못해 배탈이 자주 났었습니다. 최근 이상하게 아랫배가 뭉근하게 아프고 숨쉬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뭐 배는 자주 아프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거니 하고 출근을 했는데요. 근무시간 내내 배가 아프고 집중이 안 되어 결국 오후 반차를 쓰고 집에 갔습니다.
집에 가서도 침대에 누워 데굴데굴 구르다가 결국 병원에 갔는데, 배를 누르며 진단해 보더니 맹장이 의심된다고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해보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 그날 저녁때 바로 수술했다고 합니다. 갑자기 하루만에 회사 출근했다가 수술하고 병원에 누워있게 됬으니 기가 막혔습니다.
맹장수술 1주일 후 출근한 후기
수술 당일
친구는 급성 맹장염 까지는 아니었는데, 맹장이 많이 부어있어 터질락 말락 하는 상태였습니다. 당일 수술 결정 후 심장에 이런 저런 장비를 주렁 주렁 달고 팔에 주사도 한 대 맞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주사가 어찌나 아픈지 순간 배 아픈게 날아가버릴 정도였습니다. 주사 맞은 곳을 만져보니 볼록 튀어나온 것이 피부 밑에 뭔가를 넣은 것 같다고 했는데요, 무슨 주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침대에 누워 수술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수술 침대로 옮겨지고 양 팔을 활짝 벌려 묶었는데요. 그리고 상체를 활짝 연 상태로 남자 의사들이 둘러싸고 쳐다봐 상당히 민망했다고 합니다. (친구는 여자입니다)
마취제가 들어간다는 말과 함께 팔이 차가워 지더니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수술이 끝나서 자신이 수술대 침대에 누운 상태로 다른데로 옮겨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맹장 수술 당일은 밤새도록 엄청나게 토했습니다. 이게 사람마다 다른데요. 마취제나 항생제의 부작용입니다. 지인처럼 토하는 사람도 있고 설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잠들었다가 토하고, 다시 잠들었다가 토하고를 몇 번 반복했더니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맹장 수술 1일 ~ 3일차
맹장 수술 다음날부터 힘들기 시작합니다. 배도 아프고 더부룩한데 기운도 없고… 얼굴은 개기름이 끼고 여하튼 사람 꼴이 아니었습니다. 맹장수술은 방귀가 나와야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수액만 엄청 맞으면서 누워있었다고 합니다.
3일째 되는 날 방귀가 나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병원 밥이 너무 맛이 없어 3일을 굶었음에도 식욕이 싹 달아났다고 합니다.
맹장수술 4일차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 배를 가르지 않고 복강경 내시경으로 맹장을 제거합니다. 저는 고등학생때 절개로 제거해서 아랫배에 5cm의 흉터가 있는데… 참 세상 좋아졌습니다. 지인은 배꼽을 조금만 열고 내시경을 진입시켜 맹장을 제거해, 흉터도 안 남고 깔끔하게 잘 됐습니다. 회복도 빨라 보통 3, 4일차에 퇴원한다 합니다. 또 수술부위를 보여 줬는데요. 외관상 약간 배꼽이 부은 정도였습니다.
맹장수술 1주일차 출근
그리고 주말까지 쉬고 맹장수술 1주일째 되는 날 출근하였습니다. 뭔가 더 쉬고 싶었는데 간단한 수술인거 다들 알아서 핑계를 댈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간단한 수술이고 부작용도 없어 1주일 되는 날 출근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중간 중간 화장실에 가서 배꼽부위를 소독하고 반창고를 붙이는 일 외에는 별로 신경 쓸 것도 없었다 합니다.
그리고 맹장 수술 후에는 기름진 음식이나 술, 흡연을 해서는 안됩니다. 덕분에 3개월 정도 회식을 피해다닐 수 있어 좋았다고 합니다.
맹장수술 수술비
맹장수술 수술비는 140만원이 나왔습니다. 맹장수술은 의료보험이 잘 되어 있고 요즘은 실비보험은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는 추세라 실비보험 신청하면 거의 0원에 가깝게 수술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맹장 수술비는 100~150 사이입니다. 실비 보험 청구를 해보고, 뭔가 이상한게 있으면 보험사에서 연락이 옵니다. 그러니 맹장수술을 했다면 걱정하지 마시고 실비 청구 해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지인은 문제 없이 잘 회복한 상태입니다. 갑작스러운 수술소식에 놀랐지만 잘 끝나 다행이었습니다. 이렇게 지인의 맹장수술 후 1주일 후 출근 후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