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시력교정술로 유명한 안과에서 크리스마스 때 라섹수술을 받았습니다. 가격은 제법 비쌌습니다. 240만원…. 라식은 180정도 했었나 그랬는데요. 라식이 아닌 라섹을 선택한 이유는 각막을 좀 아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무척 잘 나와 -7 이었던 고도근시에서 1.2의 새로운 눈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날 낳으시고 의사님 날 고치시어 새로운 인생이 시작 된 기분이었습니다.
강남 유명 안과 라섹 수술과정
제가 수술받았던 안과는 강남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유명한 안과였습니다. 위치도 애매한 강남이 아닌 진짜 강남대로 한복판에 자리잡은 곳이었어요. 강남 토익학원을 다니며 눈여겨보다가 크리스마스날 라섹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라섹 수술 의사를 밝히고 눈 정밀검사에 들어갔습니다. 일반 안과질환을 보는 곳은 아니었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저는 안구건조증이 좀 있었지만 수술하는데 무리는 없었습니다. 바로 하고 싶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스케줄이 안 되서 ㅋ 1달 정도 후인 크리스마스 당일! 받기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의사도 크리스마스에 일을 한 셈이네요. 의사선생님도 여친이 없었기를 바랍니다.
1. 라섹 당일 아침 화장 안하고 가기
라섹 수술 당일 세수만 하고 스킨로션만 바르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가면 수술과정을 듣고 수술도중 불상사가 일어나도 안 따지겠다는 각서에 서명합니다.
2.수술대에 누워 눈 마취
라섹 수술실은 어두컴컴합니다. 수술대에 누우면 눈 위에 카메라렌즈같은 기기가 위치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내 눈에 레이저를 쏠 장치입니다.
의사가 들어와 눈을 안 깜박이도록 눈꺼풀에 장치를 걸고 눈에 마취제를 떨어뜨립니다.
3. 초록불 바라보기
그리고 카메라 렌즈 옆에 초록불이 뜨는데요. 의사가 이 불빛을 바라보라고 합니다. 그러고 눈에 또 안약을 떨어뜨리는데 이게 알코올입니다. 알코올로 각막 상피를 녹이는 것이죠.
그러다가 렌즈에서 빨간불이 눈으로 쏘아지는데요. 이게 각막 깎는 레이져었습니다.
레이저는 몇 초간 지속되는데요. 레이저가 쏘아지면서 묘하게 오징어타는 냄새가 나더라고요. 의사 말로는 사람마다 이 냄새를 느끼기도 하고 못 느끼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제가 한 건 그냥 초록불을 바라보고 있던 것 밖에 없습니다. 다른 쪽 눈도 똑같이 진행합니다.
4. 시술 끝나면 바로 보인다
양 쪽 다해서 수술시간은 10분도 안 걸린 것 같았습니다. 수술대에서 내려와 앞을 응시하자마자 딱 보이더라고요. 의사가 “바로 보이죠?”라고 뭍는데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보인 건 수술 직후 몇 분 뿐…. 곧바로 마취가 풀리면서 통증이 시작되는데요. 알코올로 녹여낸 각막이 재생되면서 딱지가 져 시야도 뿌옇게 흐려집니다. 이 딱지와 통증은 각막사피가 완전히 재생될 때 까지 약 한 달간 지속됩니다.
5.한 달 간 고통 감내
수술을 마치면 눈 보호를 위한 이런저런 기구들을 줍니다. 저는 잠자리같은 보안경을 받았습니다. 잘 때 긁을 수 있으니 반드시 보안경을 착용하고 자라고 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들었던 라섹 이후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눈 비비거나 긁기 금지 – 각막의 딱지가 떨어질 수 있음
- 세수 할 때 손 끝으로 살살 – 아파서 어차피 살살해야 함
- 머리는 2일 후부터 감기 – 혼자서는 못 감고 보호자가 감겨줘야 함
- 눈에 힘주고 보려 들지 말기 – 눈을 자극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놔두어야 빨리 회복 됨
- 이어폰 금지 – 이어폰에서 오는 진동이 각막 딱지를 자극해 몇 달이 지나도 안 없어질 수 있음
- 달리기, 줄넘기 금지 – 아래위로 몸이 흔들려 각막에 충격이 갈 수 있음
6. 한 달 지나면 딱 보임
한 달이 30일인데 진짜 수술 후 딱 30일 째에 보입니다. 29일 까지는 안 보입니다.
저는 책도 못 봐 TV도 안 보여 밖에 나가는 것도 힘들어서 너무 짜증났습니다. 그래서 계속 참다가 29일째 되는 날 병원에 전화했습니다. 상담사분에게 언제보이냐고 하소연을 하자 30일까지 기다려 보라는 겁니다. 징징거리다 알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진짜 다음날이 되자마자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루만 참을걸….
7. 1달 후 재검사
이렇게 잘 보인다면 1달 후 다시 병원에 가서 이상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의사가 사진을 보고 이제 일반안과를 가도 되겠다고 하면 클리어입니다. 이제 관리 잘 하면서 최대한 오래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라섹 수술 후기는 ‘돈 쓸 만 하다’입니다. 아니, 안경쓰기 불편한 사람들은 무조건 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몇백이 들어도 꼭 해야 하는 수술을 꼽자면 시력교정술과 임플란트 인 것 같습니다. 한 번 상하면 재생이 어려운 기관까지 이렇게 새것처럼 만들어 주다니…. 정말 현대에 태어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시대 였어봐요 라식이 어디 있겠어.
참고로 제가 받은건 ‘일반 라섹’ 이지 스마일라식은 아닙니다. 뭘 해도 상관없지만 저 때에는 라섹이 제일 좋은 거라고 여겼거든요. 좀 더 기다려서 스마일라식을 해도 됬을 것 같은데요. 그냥 결심한 김에 바로 해버려 속이 후련합니다.
안경과 렌즈에 지치신 분이라면 꼭 시력교정술 받는 것을 고려해 보시기 바라며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